이상기후 여파로 양상추 가격이 폭등하면서 햄버거·샌드위치 업계 전반에 ‘양상추 품귀’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주요 프랜차이즈는 양상추 사용량을 줄이거나 양배추로 대체하고 있으며, 샐러드·샌드위치를 주력으로 하는 자영업자들은 원가 부담이 급증해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강원·경남·전남 등 주요 산지에서 가뭄과 ‘가을 장마’로 불릴 만큼 잦은 비가 이어지며 작황이 크게 악화됐다.
일반적으로 700g 내외인 양상추가 최근에는 절반 수준인 350g 안팎으로 줄어 상품성이 떨어졌고, 10월 이후 수입산 물량도 부족해 대체 공급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양상추 도매가는 이달 기준 2400원에서 5029원으로 110% 급등했고, 평년 대비로는 233%나 높다.
가락시장 기준 양상추 10kg 상품 가격 역시 4만2020원으로 전년 대비 51.3%, 2년 전보다 75% 이상 치솟았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써브웨이는 전국 600여 매장에서 샐러드 판매를 일시 중단했고, 샌드위치에도 양상추 사용을 최소화했다.
롯데리아는 양배추와 혼합 제공 중이며, 맥도날드는 일부 매장에서 양상추 제공이 어려운 고객에게 무료 음료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샐러드·브런치 매장 등은 원가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으며 “판매할수록 손해”라는 하소연이 늘고 있다.
정부는 이상기후로 인한 단기적 작황 부진을 인정하면서도, 12월부터 남부 산지 물량이 본격 출하되면 공급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농식품부는 산지 모니터링 강화, 저장·보관 시설 확충, 생산 분산 등 구조적 개선책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신선채소 공급망의 취약성을 다시 드러냈다고 지적한다.
올해 초 원두·우유·생크림 등 주요 품목의 가격 변동이 잇따랐고, 최근에는 감자 도매가격까지 오르며 햄버거·카페 업계를 중심으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관계자는 “양상추 공급이 안정되더라도 기후 리스크가 반복되는 만큼 생산지 다변화, 대체 식재 도입, 재고·수급 관리 강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