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게시판

2025.07.12 21:27

10년동안 장사했는데 폐업신청했습니다..

이 글을 쓰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마음속으로는 이미 몇 번이고 접자고 생각했지만,

막상 폐업신청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

10년이란 시간이 한순간에 밀려오더군요.

2015년,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시작한 가게였습니다.

자본도 없고, 경력도 없었지만

그저 ‘정직하게 하면 손님은 알아줄 거야’ 하는 마음 하나로

매일 새벽같이 문 열고, 밤늦게 닫으며 버텨왔습니다.

처음 2~3년은 정말 힘들었지만,

단골도 조금씩 생기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찾아주시는 손님들 덕분에 "이 길이 맞구나" 싶기도 했죠.

하지만 코로나를 지나고, 물가가 오르고,

배달수수료며 전기세, 인건비까지 계속 오르는데

매출은 그대로거나 오히려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마음이 무너져갔습니다.

‘조금만 더 버티면 나아지겠지’란 희망도

어느 순간엔 ‘언제까지 이렇게 버텨야 하지’란

불안으로 바뀌더군요.


가게 문을 닫는다고 해서

모든 부담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도 막막하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이 10년 동안 참 많이 배웠고,

제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낸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단골로 찾아주신 손님들,

응원해주신 이웃 가게 사장님들,

조용히 힘 되어준 가족들에게

마음 깊이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

지금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장님이 계시다면,

"혼자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저도 같은 마음으로 하루하루 버텨왔습니다.

어쩌면 지금의 끝이,

다른 시작이 될 수 있을 거란

조심스러운 기대도 품어봅니다.  사장님들 꼭 번창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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